* 친구 죽은 꿈에 더 친해져 --- 윤연경
친한 숙이가 세상을 떠났다. 나와는 그럴 수 없이 가까운 숙이가 죽었
다. 나는 목을 놓아 울면서 {나도 죽을래}라고 소리쳤다.
누군가 나를 흔들었다. {죽는다니, 그게 무슨 끔찍한 이야기냐?} 어머
니가 나를 근심스럽게 내려다 보신다. 식은 땀이 죽 흘렀다.
다음 날 새벽에 나는 숙이네 집엘 달려갔다. 숙이는 웃으며 나를 맞았
다. 난 숙이를 와락 껴안았다. 여중때의 꿈. 숙이와는 지금도 단짝친구
로 붙어 다닌다.
* 소복하고 피를 흘려 --- 서우림
5∼6년 전 꿈에 소복을 했다. 갑자기 입으로 피를 토했다. 눈빛보다 흰
옷에 피가 묻었다.
그 날 방송국에서 연말 특집 녹화가 있었다. 뺑뺑이 돌리기를 했다. 뺑
뺑이판엔 출연 탤런트들의 이름을 둥그렇게 썼다. 화살이 꽂히면 푸짐한
상품이 주어졌다. 첫 번 화살이 빗나갔고 두 번째 화살이 내 이름에 꽂혔
다. 그 날 핸드백, 구두 등 푸짐한 상품을 탔다.
* 빨간 고추 보고 득남 --- 김용림
빨간 고추, 그것도 탐스럽고 큰 고추를 땅에서 쑥 뽑아냈다. 그리고 팔
뚝만한 무를 깨끗이, 큰 광우리에 가득 담았다. 또 오렌지빛과 분홍빛이
뒤섞인 찬란한 노을을 보았다.
모두 태몽으로 해석됐는데 아들을 낳았다. 아들을 낳았다는 사실 밖에는
다른 경사는 없었다. 그만큼 출산이라는 것이 경사중에 경사인지도 모른
다.
* 보화 매장된 언덕을 --- 고두심
고향인 제주에 가면 마을 뒤에 냇물이 있다. 그 냇가에 가파른 언덕이
있다. 언젠가 꿈에 그 냇가의 언덕에 올라갔다. 언덕 위에 큰 바위가 있
었는데 그 바위를 들어 올리자 동굴이 드러났다. 동굴로 들어갔다. 동굴
끝에 이르자 눈부신 금은 보화가 가득 쌓였다. 너무나 황홀하여 꿈을 깼
다. 돈을 벌면 그 언덕을 매입할 생각이다.
끝
